무접점 키보드 키캡 및 상판 (분해 없이) 간이 청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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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트로

    이전부터 사용해온 한무무와 새로 들이게 된 앱코 무접점 키보드, 이렇게 두 키보드를 청소하고자 한다. 한 번에 키캡 청소부터 윤활 작업까지 하면 좋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으므로 오늘은 키캡 청소만 진행하려고 한다.

    (사실 아직 슈퍼루브 윤활제가 도착하지 않았다..)

     

    사실 맘 같아선 하우징 분리해서 풀 윤활 및 청소를 하고 싶었는데, 당근으로 구매한 앱코 키보드의 하우징에 크랙이 너무 심해서 깨질 것 같았다. 한번 도전은 해봤지만, 하단 부분 결착이 너무 견고해서 분해에 활용한 카드가 계속 부셔졌다.. 그래서 시간 아낄 겸, 분해 없이 키캡 및 상판 청소만 진행하고자 한다. 다음 기회에 하우징 분리 및 풀윤활에 도전하도록 하고, 오늘은 한성 무접점 무선 키보드 GK888B앱코 해커 K965P V2 의 키캡 및 상판 청소를 간단하게 시작해보겠다.

    - 소요시간 : 40분 씩

     

    준비물

    • 중성 세제
    • 1.5L 페트병
    • 타올
    • 면봉 (뾰족 + 보통)
    • 물티슈

    위 준비물들은 간단하게 청소하는 용도이다.

     

    청소하자!

    당연한 소리지만, 아래의 순서를 따른다.

    1. 키캡 리무버로 모든 키캡을 제거한다.
    2. 중성 세제에 키캡을 넣고 세척한다.
    3. 상판을 면봉, 물티슈, 휴지를 이용해 청소한다.

    2번 상세) 중성 세제로 키캡 세척하기

    두가지 방법이 있다. 1번은 물 그릇에 중성 세제를 푼 물을 담아 놓고 키캡을 넣어 휘적휘적 하는 방법, 2번 방법은 1.5L 페트병에 키캡을 넣어서 흔드는 방법. 1번의 경우 뒤적뒤적 손으로 휘젓는게 귀찮다. 반면 2번은 세척 과정은 편하지만 키캡을 뺄 때 좀 귀찮다. 난 2번 방법으로 했다. 왜냐면 한번도 안해본 거여서 한번 경험삼아.

     

    1. 페트병에 4/5 정도 물을 채우고, 세제를 5~6방울 떨어뜨린다.

    2. 먼저 흔들어서 거품을 만들어준다.

    3. 모든 키캡을 넣는다.

    4. 천천히 위 아래로 돌리며 키캡들이 씻기는 소리를 감상한다.

    스스로 세탁기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즐거워진다.

    5. 10분 정도 담궈둔다.

    6. 물을 빼준다.

    이 때, 손가락 하나를 넣어주면 키캡은 빠지지 않고 물만 뺼 수 있다.

    7. 키캡을 페트병에서 빼준다.

         7-1. 잘 안빠진다면, 다시 물을 넣어서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한다.

         7-2. 혹은 손가락으로 계속 건들이며 빼준다.

     

    8. 키캡의 물기를 잘 턴 뒤, 타올 위에서 말린다.

    내부가 밖에 나오도록 말려야 한다. 안그럼 잘 안마른다.

     

    3번 상세) 상판 청소하기

    0. 에어건/헤어드라이기 등을 이용해 먼지 들을 사전에 날려준다.

    1.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이물질을 제거한다.

    보통 머리카락, 종이 등이다.

     

    2. 면봉의 뾰족한 부분을 활용해서 스테빌라이저의 구리스를 제거해준다. (윤활 작업 미실시 시 skip)

    구리스에도 많은 먼지가 끼어있다. 필자는 윤활 작업간 새로 구리스를 칠할 예정이니, zero-base로 하기 위해 다 지웠다.
    면봉으로 제거가 힘들다면, 휴지와 뾰족한 도구(샤프, 핀셋 등)로 닦아주자.

     

     

    3. 물티슈와 면봉을 활용해 상판 사이사이를 구석구석 청소한다.

    하우징을 분해했다면, 상판 부분만 따로 떼어낼 수 있어서 청소가 간편하지만 오늘은 분해 없는 청소다.
    물티슈를 상판 위에 얹고 면봉을 활용해 키보드 사이사이를 구석구석 닦는다. 뾰족한 면봉을 활용하면 좁은 틈도 닦을 수 있다.

    휴지와 면봉이면 뭐든 할 수 있다.

    4. 눈에 보이는 먼지들을 면봉을 이용해 제거한다.

    5. 만족할 때까지 반복한다.

     

    느낀점

    #1.

    사실 위 과정은 굉장히 초보적인 과정이다. "키캡을 물로 씻고, 상판은 닦는다" 이게 전부다. 하지만 모든 블로그에서 하우징을 분해한 풀윤활과 세부적인 청소를 말하고 있을 때, 한 명 쯤은 간단하게 간이로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삶에서 풀윤활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니 말이다. 때론 누군가도 나처럼 '케이스에 크랙이 나있어서', '하우징 분해가 어려워서' 간이 청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2.

    노래를 들으며 키보드 상판을 한참을 청소했다. 면봉으로 열심히 청소해도 계속해서 먼지나 이물질이 나왔다. 대체 어디서 나오는거야 싶다가도, 참 여기저기 징하게 들러 붙어있다고 생각했다. 눈썹털, 머리카락, 먼지등을 열심히 면봉으로 찾아 없애는 작업을 반복했다. 분명 더럽고 귀찮고 어쩌면 시간이 아까운 작업이었지만, 도리어 아무 생각이 없이 편안했다. 숨어있는 이물질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3.

    어쩌면 너드틱하고, 마이너한 취미 혹은 행동일 수 있다. 혹자는 '그 노력으로 차라리 연인을 만나라' 라고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상판 청소를 반복하다보면 참 마음이 편안했다. 그와 동시에 가지가지한 고민 없이 한가지에 집중한 적이 요근래 언제였나 스스로 물어보게 되었다. '오늘은 나만의 시간이야' 라며 카페에 가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드로잉을 하다가도 새롭게 개발해야 할 것들이 떠오르게 되면 펜을 멈추게 된다. 한 가지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고 '지금 내가 드로잉 하는게 맞는가? 텔레그램 자동화 해야지!' 싶은 생각이 나를 방해했다. 그런 의미에서 키보드 상판 청소는 생각많은 너드들을 위한 테라피 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키보드 타건을 시작하면, 분명 다시 더러워 질 것이다. 머리카락이 끼고, 먼지와 눈썹 들이 떨어져 뒹굴 것이다. 나는 키캡 사이에 보이는 먼지를 보며 그 더러움을 가늠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쌓이는 먼지는 막을 수 없고, 나는 키보드를 쳐야만 하고, 언젠가는 청소를 해야만 한다. 어쩔 수 없는 반복이니 조금은 다른 생각과 접근으로, 이 불필요한 행동에 즐거움을 부여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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